JP-PATH #5. 나만의 공간: 외국인 NG의 벽을 넘어서

비자가 일본에 머무를 수 있는 법적인 자격을 의미한다면, 부동산은 물리적으로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첫 번째 주소이다.
하지만 비자를 해결했다고 해서 일본 정착의 꿈에 부풀어 있기에는, 오히려 더 거대한 벽인 ‘집 구하기’가 기다리고 있다.

혹시 SUUMO나 HOME’S같은 사이트에서 매물을 둘러보며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다면 잠시 멈추길 바란다. 당신이 보고 있는 매물의 상당수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미 거절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의 부동산 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외국인에게 엄청 폐쇄적이다.


1. ‘외국인 불가(NG)를 마주하는 현실적인 태도

일본에서 집을 구하다 보면 ‘외국인 불가(外国人NG)’라는 문구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한 차별로 받아들이기보다, 집주인이 가진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좋다.

집주인은 월세 체납, 의사소통의 어려움, 쓰레기 배출 같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내가 관리하기 어려운 ‘변수’가 아니라, 규칙을 잘 지키는 ‘상수’임을 보여줘야 한다. 일본인의 보증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첫 단계에서부터 비자 종류, 재직 회사, 일본어 소통 능력을 명확히 전달하여, 상대의 불안을 미리 걷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2. 중개인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만드는 법

부동산 중개인은 나와 집주인 사이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다. 중개인이 나를 신뢰하게 만드는 것이 원하는 집을 계약하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길이다.

정중한 태도와 정확한 일본어 사용은 그 자체로 훌륭한 신용 보증서가 될 수 있다. 중개인은 상담 과정에서의 태도를 보고 집주인에게 이 사람을 추천할지 결정한다.
또한 내가 찾아본 원하는 집을 묻기 전에, 본인의 조건(연봉, 비자 상태 등)을 정리해서 먼저 제시하는 것이 좋다. 중개인에게 “이 사람이라면 집주인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3. 초기 비용과 심사 과정의 문턱

일본 특유의 초기 비용 체계와 보증 회사 시스템은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초기 정착 예산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이다.
예를 들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돌려받지 못하는 돈인 레이킨(사례금)이 없는 매물을 우선적으로 살펴본다. 여기서 아낀 비용은 정착 초기에 필요한 생활 가전이나 가구를 구매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연대 보증인이 없는 외국인은, 대부분 보증 회사 심사를 거쳐야 한다. 비자 종류에 따라 심사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내 조건에 우호적인 보증회사를 연결해 줄 수 있는 중개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에서 집을 구하는 과정은, 단순히 거주지를 찾는 것이 아니다. 낯선 땅에 나만의 안전한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다. 과정은 담백해야 하며 준비는 철저해야 한다.
기반이 튼튼하게 다져져야 비로소 일본에서의 일상 생활이 안정적으로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구했다면 곧바로 월세 이체를 위한 계좌가 필요하다. 이어지는 [일본 금융 안착 가이드]를 통해 다음 단계를 준비해 보자.